포도원 제초작업, 그리고 알솎기
포도밭의 풀을 깍는 중입니다.
풀이 제법이죠?
거의 무릎을 넘어설 정도라 양분경쟁도 피하고, 알솎기 작업을 위해
밭 전체의 풀을 깍아줍니다.
지금까지 틈틈이 등에 지고 풀을 깍는 예초기를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제초범위가 제법되서
농업기술센타에서 승용예초기를
임대하여 작업을 합니다.
(저희 지역에서는 하루임대에 3만원입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칼날은 직접 구매해야합니다.
저는 10만원에 칼날을 구매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사용하면 2년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합니다)
뒤로 깨끗이 깍인게 보이시죠?
등에지는 예초기를 사용하면 종일 걸릴 일을
승용예초기를 사용하니 한두시간만에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네요.
이런게 진짜 '기계의 힘'이죠^^
밭에, 특히 과수원에 풀을 키우는 재배방식을
보통은 '초생재배'라합니다.
풀은 밭의 습기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뭄과 우기때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을 하죠.
습이 많을 때는 잎을 통해 습기를 공기중으로 방출해주고,
가물어 밭에 습이 적을 때는 땅의 습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지금과 같이 가물 때 맨땅의 다른 포도밭은 정말 황량합니다.
그러나, 제 포도밭은 항상 바닥에 습기를 머금고 있어 촉촉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비가 제법 내릴 때
맨땅의 다른 포도밭 고랑 여기저기에는 물이 고여있지만
제 포도밭에는 그런 물고임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과수원에 풀을 기르면 또다른 장점도 있답니다.
풀을 깍는 작업이 다소 힘이들지만
(그리고 대다수의 농민들은 그것이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힘이드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절대 그렇게 풀을 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풀을 방치(?)하는 모습에 한심스러워하거나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만),
풀은 밭에 풍부한 유기물을 공급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풀을 깍아주기만 하면 그게 다 밭에 그대로 환원되는 것이죠.
또한 뿌리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또한 공기의 통로가 되고...
(그래서 풀은 뽑지말고 베라고 하네요.
우리나라 농지의 대부분은
절대적으로 유기물함량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올해는 진짜 풀과 친해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현재까지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아직 장마철이 지나지 않아 풀과의 관계가 이렇게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장마철에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풀들이 자라거든요.
그리고, 시설을 땅에 낮게 설치하는 머루포도의 특성에 맞추어
어떻게 풀들을 기르고, 관리해야할 지
아직은 체계화되지 않아서 간혹 일이 순서가 바뀌어 진행되기도 합니다.
풀을 기르면 벌레를 끌어들인다 걱정인 분들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맞는 말입니다.
다양한 벌레들이 풀에 살고,
그것을 잡아먹는 거미와 개구리들이 모여들고...
가끔은 산토끼도 풀을 뜯으러 오기도 하고..,
(그리고 어미를 잃고 제게 생포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조성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먹기좋은 풀이 바닥에 지천으로 깔려있는데
힘들게 포도나무 위까지 기어 올라가서
포도나무에 해를 끼칠 벌레가 있을까요?
제가 벌레라면 그렇게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포도나무로 올라가 해를 끼칠 벌레라면,
포도나무를 너무 좋아하기에 풀이 없어도 포도나무를 찾아와 올라가겠죠.
(그렇지만,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저의 확신은 51:49 정도로
약하긴 합니다^^)
또한 풀을 기르면 양분을 풀에 빼앗긴다 생각하는 게 정상적이죠.
이것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밭에 투여되는 국내 농가의 비료와 퇴비량은 엄청납니다.
풀에 조금 나누어줘도 대부분 충분할 정도로...
그리고, 결국 풀은 다시 밭으로 환원됩니다.
물론, 풀을 기르면 특히 첫해에는 작물의 성장에 다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래서 포도나무의 변화를 주의깊게 살피고 있긴 합니다^^
사진 왼쪽이 바닥에 제초제를 뿌려 풀이 나지않게 하는
일반적인 포도농가들의 모습입니다.
사진 오른쪽은 풀을 키우는 저희 포도밭의 모습입니다.
어느 쪽이 '자연'스러운가요?
**
바쁘디바쁜 6월이 지나고,
잔알파기, 알솎기작업까지 마쳤습니다.
잔알파기는 정상적으로 수정되지 못한 포도알들을 따주는 작업이고,
포도알솎기는 이미 어느정도 들어찬 알들을 적당히 솎아내줘서
알들이 터지지않고 더 커질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작업입니다.
포도송이 한송이 한송이를 들여다보며 하는 작업이라
진짜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들을 진행하다보면,
진짜 무념무상의 경지에 다다릅니다^^
혹시 그런 경지를 탐하시는 분이 계시면...,
이맘때쯤 포도농가로 체험학습을 가보세요^^
이제 포도원 일은 한숨을 돌리게 됩니다.
틈틈이 새로 자라나는 새순을 따주는 정도?
포도에 색이 들고,
우기에 포도알이 터지지 않는다면...,
거의 포도원의 일은 8할은 마친 셈이지요.
조금 마음의 여유를 찾습니다^^
우리 유유자적,
<뿌리깊은나무> 연밭정원의 꽃구경이나 해볼까요?^^
'머루포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포도가 익어갑니다 (0) | 2015.09.01 |
---|---|
2015년 7월, 추비옆면시비 그리고 미생물액(EM) 토양살포 (0) | 2015.07.20 |
친환경농자재, 석회보르도액 (0) | 2015.06.27 |
머루포도 꽃이 피고 있습니다 (0) | 2015.05.29 |
머루포도 어깨순, 덩굴손따기 (0) | 2015.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