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리고 봄여름가을

DIY 와인만들기

세봉뿌나농장 2014. 10. 7. 20:54

DIY 와인만들기

 

 

포도 참 크고 탐스럽죠?

시월에 생산되는 최고급 머루포도입니다.

당도는 18브릭스 이상(브릭스는 당도를 표현하는 기준입니다)

이런 포도로 직접 담그는 와인은 어떤 맛일까요?^^

 

오늘은 와인을 직접 담그는 법에 대해,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릴께요.

언제부터인가 와인이 고급 주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와인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마니아가 그렇지만,

좋아하다보면 직접 하고 싶어지죠^^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와인, 일년간  공을 들일 자세가 되어있다면,

당신은 이미 와인 마니아입니다.

 

1. 와인용 포도

국내에서 우리가 가장 흔히 만나는 포도가 켐벨과 머루포도입니다.

청포도는 고급포도에 속하지만, 이상하게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잇죠.

국내 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켐벨포도는

생식용으로 육종된 품종입니다.

가공용 포도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말이죠.

머루포도는 품종이 생식용과 가공용, 두가지 용도에 모두 맞게 육종된 품종입니다.

생식으로 먹기에도 아주 좋지만, 와인제조에도 아주 적합한 품종입니다.

제가 아는 한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와인이 이 품종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2. 포도 구입

같은 머루포도라도 가능한 당도가 높은 포도가 좋습니다.

당도가 곧 알콜도수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포도는 반드시 분이 살아있는 것으로 구하셔야 됩니다.

위에 포도사진 보셨죠?

포도 알갱이 하나하나를 뽀얀 분이 덮고 있는 것 보셨죠?

저 하얀 분이 발효에 직접적인 역할을 합니다.

 

머루포도는,

켐벨포도에 비해 늦게 생산되는 포도로

기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9월말부터 따기 시작하여 늦으면 10월말까지 수확합니다.

이 중 와인용 포도는 10월 중순경에 수확한 포도가 좋습니다.

그 시점이면 포도나무에서 포도가 가장 완숙된 시점으로 보셔도 좋습니다.

또한 그 정도 시점이면 어느 정도 일차 유통이 마무리되고 정리되는 시기이기에

포도주용 포도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실 수 있는 찬스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부지런하게 움직이셔서 산지에서 직접 싱싱한 포도를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 와인을 담기 전에 포도만지기

 

1) 절대 물로 포도를 씻지 마세요

안되는 이유는 포도에 하얗게 묻어있는 '분'이 닦이기 때문입니다.

분이 닦이면 술이 되지 못하고 부패하기 때문입니다.

'분'은 술을 담글 때 사용하는 '누룩'이라고 보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물기가 묻어있다면 가능한 말려서 담그시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전문쇼핑몰에서는 와인제조용 효모를 팔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분'이 살아있는 포도는 그대로 담그셔도 됩니다.

 

농약때문에, 먼지때문에...ㅠ

먼지나 농약이 묻지 않은 건강한 포도를 구하실 수 있다면...가장 좋겠지요^^

그렇게 포도를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그런 포도를 구해 와인을 담그기는 아마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의 농약기준은 선진국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확기에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농민의 양심입니다.

가능한 저농약 포도라도 구할 수 있다면...

 

2) 포도를 으깨면 더 좋습니다

포도를 으깨면 발효를 더 촉진시킬 수 있기에 으깨주세요.

포도 씨가 깨지면 떫은 맛이 나오므로 손으로 주물러 으깨주시면 충분합니다.

뭐, 발로 밟는 것도 허용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축제를 열어 집시들에게 포도를 밟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답니다.

 

4. 여기서 부턴, 쉿! 비밀

1. 당도와 알콜도수

이 부분이 와인을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당도의 50%를 와인의 도수로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머루포도의 당도는 18브릭스(브릭스-당도를 재는 기준)에서 최대 24브릭스 정도가 나옵니다.

이 머루포도를 가지고 와인을 제조할 시, 알콜도수는 약 9도에서 12도 정도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알콜도수가 너무 낮을 경우(대략 12도 이하),

알콜로 발효되지 못하고 식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당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설탕'입니다.

예를 들어, 14도 와인을 제조할 경우, 내 포도의 당도가 18브릭스라 할 경우,

알콜도수는 9도가 나오게 되며, 부족한 5도를 보충하기 위해 설탕이 10브릭스만큼 첨가됩니다.

10브릭스는 '포도전체의 무게*10/100'입니다.

^^산수가 나오니 어려운가요?

다시 말씀드리면, 당도 18브릭스의 포도 10Kg을 와인을 만든다 가정할 때,

내가 원하는 알콜도수가 14도라 한다면,

10*10/100=1Kg 입니다.

이렇게 와인제조에 설탕을 첨가하는 것을 '보당'이라합니다.

 

2. 당을 알콜로 분해하는'효모'는공기를 싫어합니다

와인을 제조할 때는 밀폐된 용기가 필요합니다.

효모가 공기를 싫어하기 때문입니다(혐기성 효모)

서양에서 와인제조에 사용되는 오크통 보신 적 있으시죠?

오크통, 특이한 녀석입니다.

우리나라의 용기로 치면 항아리같다고나 할까요?

녀석은 몸에 미세한 구멍이 있어서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압력이 스스로 빠져나가는 특이한 재질입니다.

마치 몸뚱이로 숨을 쉬는 항아리같다고나 할까요...

수분만 서서히 몸밖으로 배출하고...

(물론 이 과정에서 알콜도 쬐끔은 섞여 빠져나가겠죠?

서양에서는 이때 빠져나가는 알콜을 '신의 몫'이라 한다나요...)

 

여러분중에 혹시 와인을 제조하다 통이 터진 경험을 하신 분 계시죠?

이것은 밀폐용기에 발효과정에 생기는 압력을 분출하지 못해 용기가 터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용되는 것이 오크통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대체용품으로 저렴한 와인제조통이 판매되고 있습니다(약 3만원대)

또한, 가정에서 쉽게 유리병이나, 항아리를 이용하여 와인을 제조할  수도 있습니다.

 

항아리나 유리통에 와인을 제조할 경우,

1. 입구를 완전히 외부공기와 차단시켜주세요.

비닐을 사용하여 외부공기가 통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해 주세요.

 

2. 내부에서 발생하는 압력은 수시로 빼주셔야 됩니다.

어떻게?

가느다란 고무관을 사용해 압력을 빼줄 수 있습니다.

고무관을 통안에 내용물이 닿지 않도록 고정시켜주세요.

그리고 외부로 나온 고무관의 끝은 물에 담가놓아 주세요.

이때 물은 와인통 보다 낮은 위치에 있으면 됩니다.

높이가 와인통보다 높거나 같을 경우 물이 와인통으로 역류할 수 있습니다.

이러면 통안의 압력을 매번 번거롭게 빼주지 않아도 스스로 배출됩니다.

물은 자주, 깨끗하게 갈아주시고요^^

 

3. DIY 와인만들기

자,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잘 으깬 포도를 항아리에 담습니다. 용기의 80,90%를 채워 담습니다.

설탕은 포도를 으깰 때 첨가합니다.

다음에  비닐을 사용하여 입구를 봉하는데, 이때 고무관을 함께 설치합니다.

자, 이제 기다리시면 됩니다.

얼마나?

먼저 약 45일에서 50일 정도를 기다리세요. 1차 발효가 시작됩니다.

압이 빠지는 용기의 물은 자주 갈아주실거죠?

45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내용물을 꺼내 여과하세요.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을 그대로 마시면,

이것이 '보졸레 누보'라고 하는 와인입니다.

당해년도에 생산된 포도를 오랜 숙성기간이 아니라

약 4~6주 정도 발효시켜 먹는 와인이죠.

(더 세부적인 와인제조방법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졸레누보는 오랫동안 발효, 저장한 와인에서 맛볼 수 있는 깊은 맛은 없지만 향이 짙고 쓴 맛이 덜하답니다.

보통의 포도주보다 차게 마시면 좋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므로 일단 병마개를 따면

3~4일안에 모두 마시는 것이 좋다 합니다.

(1주정도 발효 후 3~4주 정도를 숙성시켜 먹기도 한다는데...,

저도 올해 두가지 방법을 다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여기서, 찌꺼기는 버리고 여과된 1차 와인을

 1차와 같은 방법으로 다시 봉하여 45일에서 50일 정도를 재발효시킵니다(2차발효)

 

처음부터 약 90일에서 100일이 지난 다음,

다시 여과를 한 후,

2차 발효와인을 와인병에 담거나, 1,2차 발효와 똑같은 방법으로 6개월을 발효시킵니다.

이때 병에 담을 경우, 반드시 코르크마게를 사용해서 압이 빠져나가도록 해야 병이 깨지지 않습니다.

와인을 보관할 때는 옆으로 뉘워놓아야 됩니다.

코르크마게에 와인이 닿아야 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와인의 알콜만 빠져나가 와인이 변질되거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1년동안 공을 들이시면 자신만의 와인을 제조하여 음미할 수 있습니다.

 

 

귀농 후 수익작물로 '포도'를 생산하였습니다.

적어도 2~3년간은 포도생산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당연히 포도와 연결되는 아이디어들이 제안되기도 하고^^,

저 스스로도 어느정도는 전문가인척 해야되는 경우도 발생되네요^^

 

사실,

저는 달짝한 '포도주'는 싫어하지 않았지만...

와인은 지금까지 곁에 두지도 않아왔고, 그다지 당기지도 않았습니다^^

당연히 '와인담그기'는 남의 일이었지요.

그치만 이제는 어쩔 도리가 없지요^^

와인과 친해질 수 밖에요^^

 

올해는 그래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와인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공부도 조금 더 하고요.

만들어가는 과정들도 포스팅해볼 예정입니다.

 

자,

저와 함께

"Shall we make Wine?"

 

*와인 전문가들이 보시면 아주 기초적인 내용일 수 있죠?^^

제가 현재까지 공부한 내용인데, 아직 부족하거나 잘못된 지식일 수도 있지않을까 우려되기도하네요^^

저도 실무과정을 거치지 않아서...ㅠ,

아무튼 지적사항이 있으면 겸허하게 수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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