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 겨울잠에 들다(1)
전지가 끝난 포도나무입니다.
(전지(剪枝) : 나뭇가지를 다듬거나 잘라내는 일을 말합니다.
가지다듬기, 가지자르기, 가지치기, 전정, 정지라고도 합니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웬지 맘이 바빠지죠?
사람이나 식물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겨울추위를 무사히 넘겨야 새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식물도 겨울나기에 불필요한 잎을 모두 떨구고, 웅크린 몸으로
겨울추위를 버텨냅니다.
세종시의 머루포도는 땅속에 묻혀 겨울을 납니다.
땅밖으로 몸을 내밀고 겨울을 나기엔 너무 겨울이 혹독한 모양입니다.
나무를 땅속에 완전히 묻어 겨울을 난다니 조금 신기하죠?
더 남쪽지방(영천, 영동 등)의 머루포도는 땅에 묻지않고 선채로 겨울을 납니다.
그게 정상적이죠?
땅에 묻어 겨울을 나야한다...에, 그렇다면 입지가 잘못되었다는 얘기인듯...
아무튼, 나무를 땅에 묻는다는 일은 참 번거로운 일이고, 어려운 일이네요.
다행히 포도나무라 나무수형을 잡기가 용이해 그나마 다행이죠...ㅋ
가을이면 나무를 땅에 묻어야 하고, 봄이 되면 다시 묻힌 나무을 꺼내야 하는 일이 더해집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전지작업을 해야하는 시점도 달라지고,
나무 수형을 만드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땅에 묻는 일이 기준이 됩니다.
땅에 묻을 수 있게 일찍 전지하고, 땅에 묻기쉽게 가능한 나무를 눕혀서 키웁니다.
(이론적으로는 어린묘목인 1-2년 정도만 땅에 묻어 월동하고,
이후에는 묻지 않고 월동이 가능하다고는 합니다, 이 지역에서도.
그런데 과수농사는 한번 피해를 보면 그 피해가 적어도 3.4년 이상 미치기에
전업농인 이상 감히 엄두를 못내고 관행대로 나무를 묻게 되네요.
나무를 묻는 과정에서 나무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고 몇년간 잘키운 나무가 부러지기도 합니다...ㅠ)
전지작업중입니다.
아직 나뭇잎이 붙어 있지만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전지작업을 진행합니다.
나무는 겨울나기에 불필요한 잎과 가지에 들어있는 모든 양분을 뿌리로 내려 겨울과 맞섭니다.
그렇기에 전지작업은 그 과정이 정상적으로 다 이루어진 후 진행되는게 올바릅니다.
그 과정을 다 거치게되면 나뭇잎은 모두 낙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그 상태에서 그대로 겨울을 넘기고 새순이 오르기 전,
즉 나무가 다시 봄을 맞아 활동하기 전에 전지를 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 지역에서는 땅이 얼기전에 나무를 묻어야 하기에
부득이 지금 전지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래도 가능한 하루라도 시일을 늦춰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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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된 가지에 빠꼼이 내밀고 있는 ' 눈'이 보이세요?
저 눈에서 내년 봄에 새가지가 쑥쑥 올라올거예요.
그리고 그 새가지에 송이송이 포도들이 매달릴거고요^^.
참, 포도는 새가지에만 열린다는 것 아세요?
그래서, 이렇게 전지를 해주지 않고 그대로 두면...?
몇년후에는 아예 포도가 열리지 않는답니다.
(정원수로 포도나무를 키우는 경우도 있죠? 이른 봄마다 꼭 전지해주세요..
그래야 알알이 열리는 포도송이를 해마다 맞이할 수 있어요^^)
나무의 전지작업은 나무의 수형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나무상태를 보아가며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랍니다.
초보농부가 하기에는 아직 벅찬 작업이죠...
올해의 전지작업은 외숙과 친구의 도움을 받아가며 진행했습니다.
내년에는 초보농부가 나무를 보는 눈이 조금 더 나아지겠죠?
*
머루포도 카테고리를 신설합니다.
머루포도는 초보농부의 2015년 주생산품목이고, 적어도 당분간은 그러할 것 같기에
보다 전문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하여, 카테고리를 신설하여 분류합니다.
그리고 이미 전지작업부터
2015년 머루포도 생산을 위한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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