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포도이야기

머루포도, 지난 해의 그 맛과 향을 기억하며...

세봉뿌나농장 2015. 3. 31. 23:57

머루포도, 지난 해의 그 맛과 향을 기억하며...

 

 

 

 

농사를 지어 큰 수익(?)을 만들어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규모화되지 않은 일반 밭작물이나 논농사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귀농하면 자연스레 지출규모가 줄어들긴 하지만,

그래도 일년농사로 손익균형을 잡아가기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올해는 머루포도 농지를 2,000평 규모로 확장하였습니다.

2년차 농부 부부가 감당하기에는 다소 벅찬 규모입니다만,

여기가 홈그라운드라는 뒷배경을 믿고

일을 벌였습니다^^

 

 

 

 

 


오늘은 예보대로 아침부터 반가운 비가 내립니다.

종일 안개비로 저수지건너가 보이지를 않네요.

많이 가물어서 농부들은 넉넉한 비를 원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하늘의 뜻은 참 이해하기 어렵네요^^

 

지난주부터 포도농사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막상 일이 시작되면 정신없이 몰리는게 농사일 같습니다.

쉴 때는 대신 푸~욱 쉬지만요^^

너무 정신없이 한주를 보내 매화꽃이 벌써 만개하고 있는 것도 보지 못하다

급히, 사진 몇 컷을 담습니다.

 

포도나무 꺼내묶기

 

계절이 돌아오면 생명활동은 어김없이 시작됩니다.

겨울을 넘긴 포도나무도 뿌리가 활동을 시작하여

수액을 온 나무로 끌어올려 봄을 준비합니다.

다시한번 일년의 순환을 시작하는 것이죠.

이제 계절에 따라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그 열매가 익어 생명의 결실을 맺습니다.

가장 농사를 잘 짓는 농부는 그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농부죠.

농사의 팔할은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고, 나머지 이할 정도가 사람의 역할이라고나 할까요?

 

가장 먼저, 지난해 가을에 묻어놓았던 나무를 꺼내

유인선에 매다는 일이 시작됩니다.

너무 이르면 뒤늦게 찾아오는 동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고,

너무 늦으면 나무의 움이 트는데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법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나무가 상하거나 부러지기 쉽기에 조심스럽습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이 녀석이 포도나무 묶기에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녀석입니다.

고무밴드이긴 한데,

양말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녀석입니다. 양말목이라고 하죠.

누군가가 이 양말목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그 편리성에 이제는 포도나무묶기에 보편화된 재료가 되었습니다.

(생활의 발견인가요?^^)

이렇게...

 

 

밑거름(퇴비)주기

 

 

 

 

밭에 퇴비를 내는 일은 거의 장비(퇴비살포기)의 힘에 의존합니다.

퇴비의 양이 만만치않습니다...

이천평에 대략 10톤 정도의 퇴비가 살포되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거의 불가능하죠.

과거에는 경운기등을 이용하여 삽질을 하여 퇴비를 냈답니다.

농사중에 가장 힘든 일로 며칠에 걸쳐 퇴비내는 작업을 해야했답니다.

 

퇴비는 주로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분뇨가 사용됩니다.

가공되어 포장돼 공급되는 퇴비를 사용하기도 하나,

이도 또한 대부분 축산분뇨를 가공하여 제조된 퇴비입니다.

농가에서 사용되는 이 퇴비량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입니다.

이 축산분뇨는 당장의 농사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있습니다.

먼저 지나치게 많은 양이 살포되어 환경문제를 유발합니다.

그리고, 작물은 질소질과잉으로 허약해지고 다양한 병충해를 겪게되며, 이는 농약사용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축산분뇨에는 다량의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어

이는 농작물, 나아가 이를 먹는 사람에게까지 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퇴비문제는 따로 포스팅을 해 볼 예정입니다)

 

과거에는 퇴비가 아주 귀했죠.

집집마다 퇴비사가 있어 직접 퇴비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직접 소나 돼지, 닭을 길러 그 분뇨를 이용했습니다.

당연히 그 양이 많지않고 오염되어 있지도 않아, 퇴비과잉, 오염 문제가 발생할 여지도 없었죠.

제가 어렸을 적, 망태기를 들고 길에 떨어진 소똥을 주으러다녔던 노인들도 있었어요.

그만큼 퇴비가 귀했던 것이죠.

밥은 나가서 먹어도 똥은 반드시 집에와서 싸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료주기

 

 

비료주기 또한 장비의 힘을 빌립니다.

사람이 하루 걸릴 일을 장비를 이용하면 한시간이면 끝낼 수 있습니다^^

직접 보유하고 있는 장비(비료살포기)가 없어 올해까지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퇴비주기도, 비료주기도.

(주변의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이곳은, 제 홈그라운드입니다^^)

이천평에 20Kg 원예용비료(질소 - 12) 20포가 살포됩니다.

그리고 붕사 6Kg도 함께 뿌려졌습니다.

붕사( 붕소)는 식물의 수분흡수와 당의 이동에 관여하는 미량원소의 하나로,

작물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합니다. 

 

나무꺼내 묶기, 퇴비주기, 비료주기가 끝나면

이제 거의 모든 농사준비가 되었습니다.

머루포도가 먹을 거의 일년의 양분을 쏟아부어 준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휴~, 이제 다음 작업 기간까지는 잠시 휴식의 시간이 주어지네요^^

 

힘차게 잎과 줄기를 밀어올릴 포도나무를 기대하며...

 

 

*  퇴비주기, 비료주기의 과정을 거치며,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습니다.

<뿌리깊은나무>가 지향하는 친환경농업과는 많은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급하게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부터 3년정도에 걸쳐 서서히 농사방법을 바꾸어 가 볼 계획입니다.

먼저 밭의 토양을 개선하고, 그 다음에 농사방법을 개선하고...

진짜 건강한 먹거리를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