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린재방제
제대로 자라고 있는 5월의 포도잎입니다.
허나, 농사 짓는 일이 항상 쉬울 수는 없겠죠?
벌레들, 그 중에서도 작물에 해를 끼친다하여 붙여진 이름-해충들과의 싸움,
또한 아차 방심하면 순식간에 밭을 전멸시키는 균류들과의 싸움에서
이겨야지만 먹음직스런 작물들이 생산될 수 있습니다.
어제, 오늘은
고민끝에 포도원 방제를 결정하고 시행하였습니다.
방제(防除) - 농작물을 병충해로부터 예방하거나 구제함
아주 쪼끄만, 다 자란 몸이 불과 5-6mm정도에 불과한 아주 작은 벌레 때문입니다.
노린재의 일종인 장님노린재(정확한 명칭은 애무늬고리장님노린재)라는 녀석이
그 주범인데,
녀석은 포도나무 눈속에서 알로 월동하고, 부화하여
어린잎에(어린잎만을...ㅠ) 침을 꽂고 즙을 빨아먹습니다.
(잎이 다 자라 경화되면 더 이상은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합니다)
그 결과는,
포도잎에 구멍이 숭숭 뚤려있는게 보이시죠?
이렇게 피해를 당한 잎은 잎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없습니다.
잎이 커가면서 구멍도 함께 커져 너덜너덜한 상태가 됩니다.
잎은 과일이 자라는데 양분을 공급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에 잎이 이런 상태가 되면..., 음---, 심각하죠...ㅠ
이 녀석들을 초기에 방제하지 않으면,
과일이 형성될 시기에는 과일을 직접 공격하여 더 큰 피해를 준다합니다.
방제를 망설이고 있을 때,
주변 농가들에서 강권합니다^^.
피해상황을 보았을 때
아직까지는 그리 넓게 확산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 녀석들이 부화한 그 자리에만 머물며 다른 잎으로 넓게 옮겨다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녀석들에게 조금 양보하면 안될까? 라는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경우 전개될 상황이 전혀 예측되지 않아
결국은 방제를 결정하고, 시행하였습니다.
주변 농가들의 조언으로는
당연히 농약방제가 정답입니다.
이곳 농가들에서는 농약살포를 '소독'이라고들 말합니다.
제초제살포는 '풀약한다'고들 말씀하시고요^^
(이 지역에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업으로 머루포도를 생산하는 농가는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이 벌레에 대한 전문약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벌레에 사용하는 농약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이 벌레가 잘 죽지않는다는 것이죠.
그렇기도하거니와 이곳 농가들에서는
최근의 농약들이 저독성을 지향하다보니
과거에는 한번의 농약으로 끝날 일을
방제가 될 때까지 몇번이고 반복하게 하여
농약상만 돈을 벌게하고, 농민만 힘들게한다고 불만들을 토로하기도합니다.
자료들을 조사하여 찾아낸 또 한가지의 방법은,
마늘목초액을 이용하여 녀석으로부터의 피해를 막는 친환경적인 방법입니다.
목초액은 해충이 기피하는 방제약제로
살충이 목적이 아니고 쫓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한번 살포에 일주일정도의 효과가 있다합니다.
일주일 간격으로 어린잎들이 다 자랄 때까지 살포하면 되겠죠, 그럼?
역시, 친환경을 지켜내는 농사는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ㅠ
* *
초보농부,
아직 너무 경험이 없어
두가지 방제방법을 모두 사용해보기로 결정합니다.
어제, 오늘 1,700평 포도원에 '소독'을 했습니다.
원래는 1,000평만을 계획했는데,
주문했던 목초액과 마늘이 도착이 늦어져
시기를 맞추기위해 1,700평으로 확장하였습니다.
30K정도나가는 통을 지고 서너시간을 나무, 나무마다 확인방제를 했습니다.
에고, 어깨야--------ㅠ
눈에 띄지도 않는 벌레를 잡기위해
이리 난리를 치는 모습이...ㅠ
방제하면서 황급히 놀라 도망하는 거미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농약은 분명, 해충을 잡기위해 익충에게까지 해를 끼치는,
하여 더욱 자연을 악순환시키는
마땅히 피해야만 하는, 농부들에게는 '필요악'같은 존재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ㅠ
자연의 생태계가 복원되면
이런 해충으로부터의 피해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요?
내일은 나머지 포도원에
마늘목초액을 이용한 방제를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앞으로 살펴보고 관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마음은 한결 편안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