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비닐벗기기
포도밭 비닐을 벗기는 것이 초보농부의 오늘 일과입니다.
땅이 다시 숨을 쉴 수 있도록 비닐을 걷어주는 일이므로,
온몸이 먼지투성이가 되어도 의미는 있네요^^
포도밭에 피어있는(?) 민들에 씨앗에 그만 한눈을 팔았습니다.
꽃보다 더 이쁘고(저에게는), 과학적이고, 구조적이고, 치밀하고...
그 자체로 너무도 시적이고...
바람에 몸을 맡길 준비가 거의 다 된 홀씨들의 움직임이 보이세요?
민들레,
제가 아주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녀석입니다.
언젠가 제 농장에 온통 민들레 꽃으로 가득찰 날이 있을 지도 모를 정도로...^^
가을걷이가 끝나면 들에는 밭에 덮어놓은 비닐을 걷는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거의 모든 밭작물은 비닐멀칭 위에서 자랍니다.
검은비닐, 투명한 비닐, 하얀비닐...
모든 생물은 숨을 쉬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땅속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땅을 비닐로 덮어놓으면...,
그 밑의 미생물들은 정말 호흡이 어렵겠죠?
비닐멀칭, 정말 필요악일까요?
비닐멀칭은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잡초제거에는 정말 효과적입니다.
제초제를 남발하는 농촌의 현실에선 그나마 차선책인가요?
저도 올해 농사에는 비닐멀칭을 많이 이용했습니다.
비닐을 쒸우고 걷고 하는 번거로움은 잡초 제거보다는 훨씬 수월하니까요.
<뿌리깊은나무> 안산농장의 제초작업을 위해 제가 올해 투여한 시간은 약 보름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한달의 약 절반을 예초기를 메고 풀을 깍고, 또 깍았네요.
물론 비닐멀칭이 없는 부분만의 제초작업에...ㅠ
또, 작물 사이의 풀을 하나하나 골라 뽑은 우리 집사람의 시간은 제외하고도...ㅠ
그래서, 농부들은 비닐멀칭을 선택합니다.
땅이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내가 힘든 것이 더 우선이니까..ㅠ^^
최근들어 다시 무멀칭 농사법이 많이 연구되고 시도되고 있습니다.
<뿌리깊은나무>에서도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고,
잡초와도 친해지는 방법을 찾아나가겠죠?^^
비닐을 벗겨낸 포도밭입니다.
휴~, 조금 숨이 쉬어지는 것같지 않으세요?^^
<뿌리깊은나무>의 포도농장에서는 풀과함께 포도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갈 계획입니다.
흔히들 '초생재배'라고 하는데, 초보농부가 더 열심히 공부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거라 믿고 있습니다.
무겁게 지탱하며 달고있던 포도송이들을 모두 내려놓고 한결 가벼워진 모습이죠?
이제 나무들도 잎을 떨구고 서서히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보여도 나무 속에서는 겨울준비가 한창이랍니다^^
지금 양분을 잘 비축해놔야 추운 겨울을 넘겨 봄에 힘차게 새순을 밀어올릴 수 있거든요.
고복저수지에 가을밤이 찾아오고 있네요.
무생채에 쓱쓱비벼 저녁 한사발에 막걸리 한잔 반주로 걸치고,
한아궁이 가득 지핀 화목보일러 뜨끈한 물로 먼지털이 샤워를 하고,
이미 뜨끈뜨끈해진 방에서 하루를 정리하며 마감합니다.
무엇이 부러울까요, 이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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